공안선시(公案禪詩)

贈行脚禪子 증행각선자 / 淸虛休靜(청허휴정)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22. 12. 31. 05:16

 

贈行脚禪子 증행각선자
  / 淸虛休靜(청허휴정)

一生行脚漢 일생행각한      
雙鬢白如絲 쌍빈백여사       
笻短龍還泣 공단용환읍     
舟沉釰亦悲 주침검역비      
玄珠遺赤水 현주유적수       
至寶晦春池 지보회춘지       
何處是葱嶺 하처시총령     
哀哀碧眼師 애애벽안사      

°행각하는 선자에게 주다
한 평생을 행각하는 사나이
하얀 양쪽의 귀밑털이 실과 같구나
지팡이가 짧아졌으나 용이 도리어 울고
배에서 칼을 (떨어뜨려 강물에) 잠겼으나 (배에 칼자국을
내 표시하고) (나중에 찾으려 했으니) 또한 슬프구나
현주를 적수에 빠뜨리고 (왔다 하는데)
지극히 중요한 보배는 봄 못 속에 숨겨져 있다네
어느 곳이 총령인가?
매우 슬퍼하는 눈 푸른 스승이여!

* 解譯 : 鏡惺 聖眞 (경성 성진)

 

 

 行脚 행각

불가의 선종(禪宗)에서

스님이 도(道)를 닦는 한 방편으로

여러 지방과 절을 돌아다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름이나 물과 같이 정한 곳 없이 떠돌아다닌다고 해서

운수행각(雲水行脚)이라고도 한다. 


● 漢 한수 한/한나라 한, 신년 탄
a. 한수(漢水), 물의 이름
e. 사나이, 놈

■ 雙鬢 쌍빈
양쪽의 귀밑털

● 還 돌아올 환, 돌 선, 영위할 영
1. (돌아올 환)
  a. 돌아오다.
  d. 물러나다.
   j. 도리어 
2. (돌 선)
  a. 돌다.
  n. 도리어, 오히려

¤ 笻短龍還泣 공단용환읍
지팡이가 짧아졌으나 용이 도리어 울고
- 용 때려잡는 기술을 습득하느라 지팡이가 짧아졌으나
오히려 용(진리) 잡는 것과는 멀어졌으니
~ 행각하며 수행하느라 지팡이가 짧아졌으나
진리와는 오히려 더 멀어졌으며

◇ 고사출처
『朱泙漫學屠龍於支離益,
單千金之家,
三年技成而無所用其巧』
“주평만(朱泙漫)이 지리익(支離益)에게서
용 잡는 기예를 배웠는데, 
천금의 가산을 탕진하여 
3년 만에 기예는 이루었으나 그 기예를 쓸 곳이 없었다
*장자(莊子) 第 32 篇 列御寇(열어구) ​ 5

¤ 舟沉釰亦悲 주침검역비
배에서 칼을 (떨어뜨려 강물에) 잠겼으나 (배에 칼자국을 내 
표시하고)  (나중에 찾으려 했으니) 또한 슬프구나
~ 전혀 가능성이 없는 쓸데없는 일을 하였구나

◇ 고사출처
刻舟求劍(각주구검) 
楚人有涉江者, 
其劍自舟中墜於水, 
遽契其舟曰, 
是吾劍之所從墜. 
舟止, 從其所契者, 
入水求之.  舟己行矣而劍不行, 
求劍若此, 不亦惑乎.
초(楚)나라 사람이 강을 건너다가
칼이 배에서 물속으로 떨어졌다. 
그는 급히 뱃전에 칼자국을 내어 표시를 하면서 말했다. 
“여기가 내 칼이 떨어진 곳이다.”
 배가 닿자 칼자국이 있는 뱃전 밑 물속으로
뛰어들어 칼을 찾았다. 
배는 움직였고 칼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처럼 칼을 찾으니 어찌 의아하지 않겠는가
* 여씨춘추(呂氏春秋) 〈찰금(察今) 中

■ 玄珠 현주 
검은 진주. 도(道)의 본체(本體, 진면목眞面目).
~ 뒷 따라오는 至寶(지보)

◇ 고사출처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지(天地) 中

■ 至寶 지보 
지극(至極)히 중요(重要)한 보배. = 玄珠(현주)

● 晦 그믐 회
1. 그믐
2. 밤, 어둠
8. 감주다, 숨기다


"玄珠遺赤水 현주유적수       
至寶晦春池 지보회춘지
현주를 적수에 빠뜨리고 (왔다 하는데)
지극히 중요한 보배는 봄 못 속에 숨겨져 있다네"

~ 진리(眞理)인 현주인 지보는 
적수처럼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 봄 못에 숨겨져 있나니
진리는 바로 내 안에서 찾는 것이다.

■ 葱嶺 총령‘
파미르고원’의 이름
~ 달마대사가 본인의 고향인 천축국으로 갈 때 넘은 고원

¤ 何處是葱嶺 하처시총령
어느 곳이 총령인가?

"어느 곳이 달마대사가 본향(本鄕)으로 돌아가는 곳인가?
ㆍ여기에서 본향은 진리(眞理), 진아(眞我), 본래면목, 진여

■ 哀哀 애애 
구슬픔, 메우 슬픔

¤ 哀哀碧眼師 애애벽안사  
매우 슬퍼하는 눈 푸른 스승이여!

"왜 눈 푸른 스승(달마대사)은 매우 슬퍼하는가?
~ 이 게송의 당사자인 행각선자가
일 평생을 쓸데없이 행각만 하다가
머리카락만 희어지게 나이가 먹도록
본인의 참 고향인 본향(本鄕)을 찾지 못하여서


한해를 보내고 새로 맞는 지금
이제 육도윤회(六道輪廻)의 행각(行脚)을 멈추시고
본향(本鄕)을 찾아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ㆍ성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