玩珠歌(완주가)
/ 懶翁和尙(나옹화상)
這靈珠極玲瓏(저영주극영롱)
이 신령한 구슬, 아주 영롱하고
體徧河沙內外空(체편하사내외공)
몸은 온갖 곳을 두루 다녀도 안팎은 비었네.
사람마다 부대 속에 당당히 간직해
오가며 희롱해도 싫증이 안나
혹은 마니 혹은 영주라 하여
이름과 형상이 많아도 본체는 같아
刹刹塵塵明了了(찰찰진진명료료)
찰나마다 세세마다 끝없이 밝아
가을 강에 가득한 밝은 달 같구나
남이야 배고프다, 목마르다 하지만
주림과 목마름을 아는 이 그리 많지 못해
새벽에도 죽이요, 재사 할 땐 밥이라
노곤하면 잠자니 어긋나는 일 없도다
남들은 어긋나다, 올바르다 하지만
하염없이 입 벌려 아미타불 외우나니
만약에 안착할 수 있거나 없거나 간에
세상에 두루 행함이 바로 보리살다라
이 마음의 구슬은 잡아 쥐기 어렵고
뚜렷하고 영롱하나 얻기 어렵도다.
모습도 없고 형태도 없으면서 형상을 드러내니
오가는 자취도 없어 측량할 수 없도다.
좇아도 못 미치고, 느닷없이 찾아오고
잠깐 서천에 갔다 순식간에 돌아오고
놓으면 허공 되어 품 안에 들어오고
거두면 미진 되어 갈라내기 어렵다
생각하지 않아도 찬연한 목체는 굳고 단단하도다.
석가모니 스스로 마음의 왕이라 부르셨다.
그 운용은 무궁하고 또 다함이 없어
세상 사람들 부질없이 본체를 잊고 있도다.
바른 명령 행하는데 누가 당해낼까
부처 마귀 다 없애어 잠시도 남김 없고
이로부터 법계에 두루 하여 남은 것 없으니
내와 강에 가득한 피 거세게도 흘러간다.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도 들을 수 없어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이 참다운 견문이라
그 중에 한 개의 밝은 구슬이 있어
토해보고 삼켜 봐도 더욱 새로워라
마음이라 하고 본성이라 하기도 하나
마음과 본성은 원래 성품에 따르나니
만약에 사람이 여기에 의심이 없다면
자기의 신령스런 빛 마땅히 밝을 것이다
혹 도라 하고, 혹은 선이라 하니
선과 도는 원래 힘차게 펴져나가는 것이니
진실로 사고여인의 지은 줄 안다면
몇 걸음의 수고도 않고 그곳에 이를 것을
부처도 없고 마귀도 없는 것
마귀 부처도 뿌리 없는 눈 안의 꽃
항상 나날이 써서 별 일이 없는데
영주라고 불러내며 시빗거리를 산다.
죽음도 없고 삶도 없는데
항상 비로불의 이마 위를 걷는다.
거두고 놓아버림은 때를 따르고
거꾸로 쓰고 옆으로 쥐어도 뼈대는 맑아서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건마는
서거나 앉아도 밝고 밝아 늘 떠나지 않는다.
힘을 다해 아무리 쫓아도 늘 쫓기지 않고
알 만한 곳 찾아봐도 알 수 없어
아하하 우습구나, 이것이 무슨 물건인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數去飜來無有窮(수거번래무유궁)
몇 번을 보내고 몇 번이 돌아와도 다함이 없도다.
마하반야바라밀
* 해인풍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