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관계글

승냥이는 사자의 포효를 할 수 없다.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08. 12. 5. 21:25

 

 

잡아함경 제 35권


 사라보경(舍羅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라아자그리하성에는 사라바[舍羅步]라는 집을 나온 외도가 있어, 수마갈타(須摩竭陀)못 곁에 살았다.


그는 자기 제자 앞에서 이렇게 큰 소리쳤다.


"나는 사문 석자(釋子)의 법을 다 안다. 나는 예전부터 그 법, 율을 알았지마는 지금은 다 버렸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사라바라는 외도가 라아자그리하성 수마갈타못 곁에 살면서 자기 제자 앞에서 '사문 석자의 법, 율을 나는 예전부터 다 알았지마는 지금은 그것을 버렸다'고 큰소리친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성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 사라바라는 외도가 라아자그리하성 수마갈타못 곁에 살면서 자기 제자 앞에서 이렇게 큰소리친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사문 석자의 법을 나는 다 안다. 그 법, 율을 다 알고는 이제 버렸다'고. 세존이시여, 그를 가엾이 여기시어 저 수마갈타못 곁으로 가시는 것이 좋겠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시고 저녁때에 선정에서 깨어나 사라바 외도가 사는 수마갈타못 곁으로 가셨다. 


 때에 사라바 외도는 멀리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를 펴놓고 앉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자리에 앉아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진실로 '나는 사문 석자의 법을 다 안다. 그 법, 율을 다 알고는 버렸다'고 말하였는가."


 때에 사라바 외도는 잠자코 대답이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말해 보라. 왜 잠자코 있는가. 네가 아는 것에 만족하면 나는 곧 따라 기뻐할 것이요, 만족하지 않으면 내가 너를 만족하게 할 것이다."


 사라바는 그래도 잠자코 있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물었으나 그는 여전히 잠자코 있었다. 때에 사라바에게는 범행을 닦는 한 제자가 있었다. 



 그는 사라바에게 아뢰었다.


 "스승님께서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아시는 바를 설명하였어도 좋을 것이온데, 이제 사문 고오타마께서 친히 여기까지 왔습니다. 왜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더구나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스승님에게 '만일 만족하면 나는 곧 따라 기뻐할 것이요, 만족하지 못하면 만족하게 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이렇게 그 제자가 권하였으나 그는 여전히 잠자코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사라바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이가 '사문 고오타마는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가 아니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를 잘 충고해 물을 것이다. 내가 잘 충고해 물을 때에는 그는 힘이 꺾이어 다른 일을 지껄이거나, 혹은 성냄과 교만으로 맞서기를 참지 못하여 능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혹은 부끄러워 잠자코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스스로 반성하는 꼴은 지금의 너 사라바 같을 것이다. 또 누가 '사문 고오타마에게는 바른 법, 율이 없다'고 말할 때에 내가 잘 충고해 물으면, 그도 지금의 너처럼 잠자코 있을 것이다. 또 누가 '사문 고오타마의 성문(聲聞)들은 바른 길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때에 내가 잘 충고해 물으면 그도 또한 지금의 너처럼 잠자코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수마갈타못 곁에서 사자처럼 외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시었다.





 "비유하면 어떤 소가 두 뿔을 잘리고 빈 외양간에 들어가 땅에 꿇어앉아 크게 외치는 것처럼, 스승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사문 고오타마가 없는 제자들 앞에서는 사자처럼 외치십니다. 또 여자가 사내 소리를 본받으려 하다가 소리를 내면 곧 여자 소리가 되는 것처럼, 스승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사문 고오타마가 없는 제자들 앞에서는 사자처럼 외치십니다. 또 승냥이가 여우 소리를 본받으려 하다가 소리를 내면 도로 승냥이 소리되는 것처럼, 스승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사문 고오타마가 없는 제자들 앞에서는 사자처럼 외치려고 하셨습니다."



 때에 사라바의 범행 제자는 사라바 면전에서 꾸짖고 빈정댄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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