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관계글

경시(警詩)-- 밀라레빠의 십만송중 --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09. 3. 11. 20:17

 

 

 

 

 

                                                           

 

 

 

       경시(警詩)
         -- 밀라레빠의 십만송중
--

 

 

 

 

진리(眞理)를 입으로 떠드는 자는
많은 가르침을 아는 듯하여도
육신을 떠날 때는
허공에 던져진 듯 막막하다네.

 

임종 때 정광명(淨光明)이 밝아지나
무지에 휘감긴 이는
공포와 혼돈에 휩싸여
진리의 몸(法身) 볼 기회를 놓치고 마네.
일생 동안 경전을 연구하며 지내더라도
죽음에 임하여 마음이 떠나는 순간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네.

 

아, 오랜 세월 명상한 수행자들도
깨달음의 일시적(一時的)인 체험(體驗)들을
초월적(超越的)인 대지혜로 혼동(混同)하여
스스로를 속이고 즐거워하네.

하여 죽음이 닥쳐와 법신의 초월지(超越智)가 밝게 빛나도
어머니(大我)와 아들(小我) 광명(光明) 하나로 만들지 못하니
살아 생전 명상도 도움되지 못하고
악도에 떨어질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네.

 

사랑하는 아들아, 귀담아 들으렴!

 

자세를 바로하고
마음이 명상에 깊이 용해될 때,
생각과 마음이 모두 사라지는 걸 느끼게 되리.
하지만 이는 명상의 겉핥기일 뿐이니,
마음을 쏟아 한결같이 수행하면
밝은 등불처럼
눈부신 자각이 마음속에 빛나리,
그것은 꽃과 같이 순수하고 밝으며,
광막하고 텅 빈 하늘을 응시하는 느낌이네.

 

텅 비어 있음을 깨달음은
밝고 투명하면서 생생하기만 하네.
그러나 눈부시게 투명한 이 무념(無念)의 체험은
선정에 대한 느낌일 뿐이니
이것을 토대로 삼아
더욱 삼보에 간구하며
깊은 사색과 관조로 실상을 꿰뚫어야 하리.

이리하여 무아(無我)의 대지혜는
깊은 명상의 생명줄에 묶이네.

자비의 힘과 보리심에 대한 서원으로
깨달음으로 가는 큰 길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알면서도
기실은 아무것도 보는 바가 없네.

하여 기대와 두려움 녹아
도달함이 없이 붇다의 경지 이르고
봄이 없이 진리의 몸을 보며
수고함 없이 모든 일을 성취하네.

사랑하는 아들아, 진리를 찾는 자야,
이 가르침을 가슴속에 간직하렴!

 

 

 

 

  * 해인풍수 인용 (사진은 밀라레빠님의 진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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