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젯밤 꿈에 계백으로 태어난 이가 있었습니다.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전을 직감한 그는 신라군의 가족에 대한 횡포를 견딜 수가 없어 가족과 의논 끝에 그의 처와 가족을 모두 전장에 나가기 전에 본인의 손으로 죽이고 맙니다.
그리고, 전장에서의 장렬한 죽음으로 그젯밤 악몽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어젯밤 꿈에는 그는 그젯밤 악몽에 질렸던지 수행자로 태어났습니다.
수행하러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그젯밤 꿈의 아내를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젯밤 같이 꿈을 꾸었던 그 아내는 비록 꿈속이었으나 사랑하는 지아비에게 자신과 자식들이 죽어나가는 악몽에 질렸던지 어젯밤 꿈에는 머리를 깎고 계행을 목숨과 같이 여기는 참수행자가 되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대에 맞지않게 오신채도 먹지 않는등 수십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수행자 생활을 하였습니다.
꿈 속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그젯밤 꿈은 망각하고 왠지모르게 끌리기도 하고 벽이 있기도 한 것을 느꼈습니다.
참수행자 생활을 하던 그녀는 그런 일이 없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수행자만 보면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막연한 본능 어디선가는 거부하는 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수행자는 그젯밤 꿈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만 보면 그젯밤 꿈이 생각나 마음이 아리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그젯밤 꿈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면 마음아파하는 수행인의 그 눈 빛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수행인은 그젯밤의 처에게 편지를 쓰게 됩니다.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님께서
십소겁(十小劫)을
결가부좌(結加趺坐)하셔셔
보고 싶어하시고
느끼고 싶어하시고
몸으로 얻어 지니고 싶어하셨던
이것은 무엇인가요?
작야몽중여신처(昨夜夢中汝信妻)
지난밤 꿈에는 그대 믿음있는 처이더니
금일현재선도반(今日現在善道班)
오늘 현재는 착한 도반 이군요
불세존전무상륜(佛世尊傳無上輪)
부처님께서 무상법륜을 굴리시니
현전시본래면목(現前示本來面目)
본래면목을 나타내 보이시는구나
이 편지를 보게된 그 수행녀는 그젯밤 꿈을 깨고 선방(禪房)에 다시 달려가게 됩니다.
그젯밤 꿈이 깬 것처럼 어젯밤 꿈도 깨이길 기원합니다.
꿈이라면
한용운
사랑의 속박이 꿈이라면
출세(出世)의 해탈도 꿈입니다.
웃음과 눈물이 꿈이라면
무심(無心)의 광명도 꿈입니다.
일체만법(一切萬法)이 꿈이라면
사랑의 꿈에서 불멸(不滅)을 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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