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관계글

누란(累卵)의 위기에서의 전법(傳法)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15. 11. 26. 21:48

 

 

 

 

 

● 누란(累卵)의 위기에서의 전법(傳法)
      황악산 물한리 벽계정심(碧溪正心) 선사



師名正心 號碧溪 金山人也 當太宗沙汰之時 長髮畜妻子

入於黃岳山 居於物罕里 禪傳于碧溪正嚴 敎傳于淨蓮法俊

禪敎二派 不絶而蕃衍無常哉 時運也

丁冽水曰 我下山後爲碧溪正心

莫作北山之移 追念南溟之徙乎

門人碧松智嚴 妙覺守眉 淨蓮法俊等 具如行狀
ᆞ출전; 동사열전(東師列傳)

스님의 법명은 정심(正心)이고 법호는 벽계(碧溪)이며

경북 금릉군 사람이다.
조선 태종때 극심한 불교탄압이 있자

환속(還俗)하여 머리 기르고 처자식과 더불어

금릉군 황악산으로 들어가 물한리(物罕里)에 숨어 살았다.
뒷날 선(禪)을 벽송 지엄(碧松智嚴), 교학(敎學)을 정련 법준(淨蓮法俊)에게 전하여

그로 인해 조선시대 선·교(禪敎)의 두 법맥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
정약용은 벽계 스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산(下山)한 뒤에 벽계 정심 때문에,
북산(北山)을 옮기려는 어리석은 짓을 않고
남쪽 바다로 날으려는 대붕[鵬]의 비상(飛翔)을 생각하게 됐다."
문인으로 벽송 지엄, 묘각 수미(妙覺守眉), 정련 법준 등이 있으며

기타사항은 그의 생애를 기록한 행장속에 갖춰져 있다.



벽송지엄스님께서 스승을 찾아 다니시다가

황악산 직지사에서 벽계정심선사의 소문을 듣고 물한리로 찾아갔다.
선사의 외모는 빛나는 눈빛을 제외하고는 생에 찌든 촌로에 불과 했다.

벽송지엄스님이 찾아간 뜻을 밝히자,
"나는 도를 갖고 있지 않네. 보다시피 먹고 살기에 바빠. 자네가 거처할 방도 없고."
선사의 답변이었다.
그러나, 벽송지엄스님은 그날부터 토굴 하나를 따로 짓고

벽계정심과 같이 싸리 광주리를 만들고 나무를 해다 장에 내다 팔면서 생활했다.

기회만 있으면
'부처는 누구냐?'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어냐?'
'도가 무어냐?'
스님이 깨달은 내용이 어떤 것이냐?'
는등 쉼없이 가르침을 간청했지만,
그 때마다
"나무한 뒤에 가르쳐 주겠다."
"집에 가서 가르쳐 주겠다."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가르쳐 주겠다."
며 미룬 것이 삼년이 지났다.

어느 날 정심선사가 나무하러 간 사이,

벽송지엄이 여보살에게 떠날 뜻을 밝혔다.
"별안간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스님을 찾아 올 때는 도를 배우러 온 것이지

고용살이를 하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삼 년이 지나도록 도를 가르쳐 주지 않으니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스님이 오시면 떠나세요."
여보살이 만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벽계정심선사가 나무를 해서 돌아왔다.
"지엄스님이 도인지 무언지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화가 나서 떠났습니다."

라고 말하자
"무식한 놈,
내가 왜 안 가르쳐 주었나.
자신이 그 도리를 몰랐지.
자고 나서 인사 할 때도 가르쳐 주었고,
산에 가서 나무할 때도 싸리 광주리를 만들 때도 가르쳐 주었지.
이 밖에 특별히 따로 도가 있나,
있다면 그건 도가 아니고 번뇌지."

벽계정심선사는 집 앞 언덕에 가서

막 계곡을 빠져 나가려는 벽송지엄을 불렀다.
"야, 이놈 지엄아!"
벽송지엄이 벅계정심선사의 고함소리에 돌아보았다.
선사는 주먹을 불숙 내밀며 다시 고함쳤다.
"자! 내 법 받아라!"
이 순간 지엄은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

확철대오한 후 벽송은 71세되던 해에

제자들을 불러 모아 < 법화경 >을 강론하면서 말했다.
" 이제 내가 너희들에게 적멸상(寂滅相)을 보여 줄터이니,

마음 밖에서 참 도(道)를 찾지 말라.
  참 도(道)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고요히 열반하니 하늘에는 상서로운 오색구름이 가득했다고 

 < 동사열전(東師列傳) >에 기록되어 있다.



억불정책에 의한 누란의 위기에서

전법의 사명을 다하신 벽계정심 선사님!
자석에 가까이한 바늘이 없던 자성을 띄는 것처럼
도인과 같이 지내면 도력도 이같이 붙는것인가요?

삼년 동안 벽계정심선사 아래에서

새경도 없이 머슴같은 생활을 지내신 벽송지엄 선사님!
생사문제 해결은 선사님처럼

찰라에 직접 서로 죽고죽이는 생사의 전쟁판을 체험하고

또 이런 비장한 생사의 각오로

구도의 열정을 지녀야만 그나마 해결이 되는 것인가요?

도력도 비장한 각오의 구도의 열정도 없이
불어오는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미망의 세계를 주유하고있는 후학 성진
누란의 위기인 난법이자 말법시대인 지금
삼천대천세계의 제 선지식 앞에서
진참회를 하옵니다.



● 참회진언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