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禪詩)

少炎詩 (小艶詩)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16. 4. 21. 20:28


      





少炎詩(소염시)
  / 작자미상

一段眞風畵不成   일단진풍화불성
洞房深處敍幽情   동방심처서유정
頻呼小玉非他事   빈호소옥비타사
只要丹郞認得聲   지요단랑인득성
 
일단의 진풍경을 그림으로 그릴 수 없어라
동방 깊은 곳에서 그윽한 정을 펼치네
자주 소옥이를 부르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다만 단랑이 소리를 듣고 알아채길 원함이라네

* 解譯 : 鏡惺 聖眞


※ 少炎詩 = 小艶詩 소염시

■ 一段 일단
계단(階段) 등(等)의 한 층계(層階),
문장(文章), 이야기 등(等)의 한 토막,
인쇄물(印刷物)의 한 단

■ 眞風 진풍
진풍경
~ 양귀비와 안록산이 동방심처에서 밀회하는 장면

■ 畵不成 화불성
그림으로 그릴 수 없는 사유와 시의 작자가 미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설명
~ 황실의 은밀한 치부를 드러냄

■ 洞房 동방
①잠자는 방(房). 침방(寢房)  
②화촉동방(華燭洞房)ㆍ동방화촉(洞房華燭)  
③깊숙한 방(房)

■ 丹郞 단랑
~ 애인

● 得 얻을 득
1. 얻다
5. 깨닫다
6. 알다
9.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圓悟勤和尙이 侍立五祖演和尙에
偶陳提刑이 解印還蜀하고
過山中問道러니
因語話次에 祖問曰提刑이
曾讀少炎詩否아
有兩句頗近禪旨하니
曰 頻呼小玉非他事라 只要丹郞認得聲이니라
提刑이 應諾諾어늘
祖曰且子細看하라
/ 直指心經(직지심경) 園悟克勤和尙 中

원오극근 화상이 오조법연화상을 시립하였을 때였다
진제형이 벼슬을 그만두고 촉나라로 돌아올 때
산중을 지나면서 도를 묻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는 차에 조사가 제형에 물었다.
“이전에 소염시를 읽어보지 않으셨나?
두 구절이 자못 선지에 가깝다네.
말하자면, ‘자주 소옥이를 부르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다만 단랑이 소리를 듣고 알아채길 원함이라네' ”
제형이 “예예”하고 응답하였는데,
조사가 말하였다. “장차 자세히 살펴보시게.”

임제종의 오조법연(五祖法演)선사가 진제형에게 소염시를 들어 말할 때

립하여 있었던 제자 원오극근(圓悟克勤)선사가 이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소옥(小玉)은 그 유명한 당(唐)나라 현종(玄宗)의 애첩 양귀비(楊貴妃)가 거느렸던 시녀의 이름이며,

안록산(安祿山)과 몰래 밀회를 하던 양귀비가 소옥의 이름을 부르며 안록산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 안록산은 그 소리를 듣고 몰래 들어와서 밀회를 하였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