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선시(公案禪詩)

偶吟 (우음) 古路非動容 고로비동용 / 鏡虛惺牛(경허성우)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16. 10. 9. 13:12







偶吟 (우음)
/ 鏡虛惺牛(경허성우)



古路非動容 고로비동용
悄然事已違 사기위
少林門下事 소림문하사
不意生是非 불의생시비

(날리는) 고로 (본 일) 심금을 울릴만한 (일) 아니며
초연(을 언급한) 일 이미 (일에서) 어긋났다네
소림문하의 일로서
뜻밖에 시비가 생겼다네

* 解譯 : 鏡惺 聖眞 (경성 성진)




古路(고로) 動容(동용) 悄然(초연)은
선문염송집 제15권에 실려 있는
향엄격죽(香嚴擊竹) 공안(公案) 관련
香嚴智閑禪師(향엄지한선사) 게송에
나오는 용어들입니다.

鄧州 香嚴智閑禪師
因颺瓦礫擊竹作聲
忽然省悟乃有頌云
등주의 향엄지한선사가
기와 조각을 대나무에게 던져 나는 소리를 듣고서
홀연히 깨닫고는 곧 낭송한 게송이 있다. 운하여

一擊忘所知 일격망소지
更不假修治 갱불가수치
動容揚古路 동용양고로
不墮悄然機 불타초연기
處處無蹤迹 처처무종적
聲色外威儀 성색외위의
諸方達道者 제방달조자
咸言上上機 위언상상기

일격에 (타파하여) 알고있던 바 다 없어졌으니
다시 가식적으로 닦고 배우는 것은 못한다네
고로 날리며 (자성드러남 본 일) 심금을 울렸으나
초연(고요)한 심기로 떨어지지 않았다네
(~이제는) 이곳 저곳 (다녀도) 종적이 없고
목소리와 얼굴빛 외에 외경할만하게 거동하니
여러 방면에서 도에 통달한 분들께서
모두들 높고 높은 근기라 말씀하시네



■ 動容 동용
(중국어)
심금을 울렸다.

● 揚 날릴 양
1. 날리다
무엇이 날렸나?
타파(打破)되어 날아가는 칠통(漆桶) 껍질
6. 나타나다, 드러나다
무엇이 드러났나?
자성(自性) 불성

■ 古路 고로
선인들게서 (보셨던) 요처(중요한 자리)
= 세칭 마음자리
여기에선 내용상 칠통(漆通)

● 古 옛 고
1. 옛, 예, 예전
3. 선인(先人). 선조. 선왕.

● 路 길 로
1. 길, 통행(通行), 도로(道路)
5. 중요(重要)한 자리
6. 지위(地位), 요처(要處)
어떤 중요한 자리나 요처?
자성(自性)을 감싸고 있는 칠통
자리

■ 悄然 초연
(중국어)
1. [형용사] 조용하다. 고요하다.
2. [형용사] 걱정스러운 모습. 시름에 겨운 모습.
~ 여기에선 1을 의미

● 機 틀 기
○ 단어 뜻풀이
교법(敎法)에 의(依)하여 격발(激發)되어서
활동(活動)하는 심기(心機),
또는 교법(敎法)을 위(爲)하여 격발되는 심기
¤ 기(機) ~ 불교용어사전
본래 '조종' ‘용수철장치'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심기(心機)․근기(根機)․기연(機緣) 등을 뜻하는 말.
① 석가의 가르침에 접하여 발동되는
수행자의 정신적 능력, 중생의 종교적 소질․
역량․기근(機根) 등이다.
② 가르침을 듣는 사람. 가르침에 의해 폭발되어
활동하게 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③ 석가의 가르침의 대상인 중생.
④ 각각의 인간이 놓여 있는 개별적 상황 등이다.
□ 心機 심기
마음을 움직이는 실마리





게송의 주제로 돌아가
香嚴智閑(향엄지한) 禪師께서는
動容揚古路 동용양고로
칠통(古路)이 타파(打破)되어 날아가며
자성(自性)이 드러나는 일을 목격하시고
이 일 = 자성을 밝혀 자등명(自燈明) 하신 일이
동용(動容 = 심금을 울렸다) 하셨으나
선사님께서는 자성을 밝힌 그 일이
심금을 울릴만한 일은 아니다라 말씀하시고

향엄지한선사님 도량을 청소하시다가 득도하시어
不墮悄然機 불타초연기
초연(고요)한 심기로 떨어지지 않았다 하셨으나
선사님께서는 초연(고요)이라는 용어 업급하는 일
이 업급 자체가 이미 일에서 어긋났다 하시는군요.

선사님의 오도송을 보면
오도후 환희에 찬 그 격한 감정으로 일필휘지로
써내려가신 느낌이 보는 사람 마음에 확 와 닿으니
어찌 선사님 오도가
선사님 심금을 아니 울렸다 하겠습니까?
시비(是非)가 있을 만 합니다.
후일 되돌이켜 보시니 당연사 이셨나요?

향엄지한선사님 도량을 청소하시다가 득도하시고
다른 어느 분께서는 수건을 찿으시다
또, 어느 분께서는 포행하시다
또, 어느 분은 불을 지피시다가 득도하시어
평상행(平常行)을 하시던 중 득도하시고
득도 후에도 계속 평상행(平常行)을 유지하시어
초연(고요)한 심기로 떨어지지 않으셨음 분명하여
꼭 입정(入定)에 들어가
그 어떤 경지에서 득도함이 아니니
향엄지한선사님 초연(고요)한 심기를 언급을 하셨고
입정(入定)에 들어가 그 어떤 경지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
입정(入定)에 들어간 후 그 어떤 경지를 이야기 하나
초연(고요)을 언급하는 것 이 자체로서
이미 일에서 어긋났다 말씀하시어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사님 예견대로 시비(是非)가 될 수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