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麻谷封(제마곡봉)
/ 鏡虛惺牛(경허성우)
塞却眼兮塞却耳 색각안혜색각이
大千沙界沒滲漏 대천사계몰삼루
莫言密室人無覷 막언밀실인무처
不通風處卽十路 불통풍처즉십로
又 우
啞却爾耳聾我口 액각이이롱아구
一句普應大千機 일구보응대천기
莫言金剛棒不起 막언금강봉불기
蚯蚓吟雨下清池 구인음우하청지
마곡사에서 적어서 봉함
눈 막고 귀 막아도
삼천대천세계 (모든 것은) 새어나와서 다하나니
사람 없을 때를 엿보아 밀실에서 말하지 말라
바람 통하지 않는 곳이 곧 십자로(네거리) 이니
또,
너 내가 말하면 귀머거리인 척 웃으며
한 귀의 심기에 대천세계가 넓게 응하여
금강봉 세우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
비올 때 아래 맑은 연못에서 지렁이가 읊는 소리니
* 解譯 : 鏡惺 聖眞 (경성 성진)
이 게송의 내용은 경허스님 한소식하신 다음
젋은 시절 마곡사와 관련 있었던 일로 추정됩니다.
윗 게송은 당시 마곡사에 거하던 대중(大衆)들에게
아랫 게송은 당시 선지식(善知識)이라 일컷던 사람에게
한 번에 같이 봉하여 내리신 말씀으로 보입니다.
눈 뜨인 사람 하나 없는 말법의 시대에
눈 뜬 사람이 오히려 장님들에게 장님 취급을 받는
주객이 전도 된 그 생생한 모습이 연상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어져야 겠다고 마음 먹으셨기에
선사님께선 붓을 드시어 이 게송을 남겨 놓으셨군요.
후학 성진 학자가 아니기에 당시 명망 지닌 사람 -
선사님 이 게송 蚯蚓(지렁이)로 비유 하신 자 누구인지
선사님 祖師一去에서 蟬(매미)로 비유하신 자 누구인지
당대 선지식(善知識)이라 일컫는 사람 알지 못하지만
그 심정만은 현재의 상황이
선사님 이 게송 지으실 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기에
후학 성진 지금 이순간 절실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송의 스님의 말씀대로
塞却眼兮塞却耳 색각안혜색각이
大千沙界沒滲漏 대천사계몰삼루
눈 막고 귀 막아도
삼천대천세계 (모든 것은) 새어나와서 다하나니
- 못보고 못듣게 아무리 틀어 막아도
대천세계의 모든 것은 새어나와 다하므로
언젠가는 그 진상의 실체가 밝혀질 것 이기에 -
정법 수호하시기 위하여
기성의 가세력에게 자비의 할방 하시며 가신
선사님 가신 길 뒤따라 가길
저 성진 오늘도 서원합니다.
● 封 봉할 봉
1. 봉하다(封--)
7. 붙다, 부착하다
12. 편지(便紙), 봉한 편지, 밀봉하여 상주하는 편지
● 沒 빠질 몰, 빠져 잠길 매, 어조사 마
1. (물에)빠지다, 가라앉다
2. 잠수하다(潛水--), 무자맥질하다
3. 다하다, 끝나다, 바닥나다
4. 마치다
5. 죽다(=歿)
■ 滲漏 삼루
물기나 액체(液體)가 배거나 새어 나옴
■ 十路 십로
= 十字路(십자로)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네거리 길
~ 현재의 관점으론 광화문 네거리 정도 비유
● 啞 벙어리 아, 웃을 액, 놀라지르는 소리 아
1. 벙어리
2. 웃다
3. 놀라서 지르는 소리
~ 여기에선 일견 글귀의 댓귀상 1. 벙어리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특히 금강봉 관련 내용상 2. 웃을 액 임
● 爾 너 이
● 口 입 구
1. 입
7. 말하다
吾爲子口隱矣 公羊傳
오위자구은의
口外
구외
● 機 틀 기, 베틀 기
◇ 단어 뜻풀이
교법(敎法)에 의(依)하여 격발(激發)되어서
활동(活動)하는 심기(心機),
또는 교법(敎法)을 위(爲)하여 격발되는 심기
¤ 金剛棒不起 금강봉불기
부처님 지혜의 몽둥이를 세우지(들지) 않음
~ 네가 깨달음 얻었다고 미친 소리 하는데
몽둥이질을 하여 미친소리 못하게 하여야 하는데
하지 않았음 비유 표현
= 경허! 네 이놈! 네놈이 한 소식했다고 헛소리 하는데
내가 헛소리하는 네놈에게 몽둥이질 하지 않는 것은
내 말 한마디에 대천세계가 알아서
네놈에게 철퇴를 내리칠 것이기 때문이니라
~ 당시 선지식이라 일컫던 사람
이 정도 막말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정도면 경허스님께서 이 사람 선지식 아니라고
말씀하셨을 가능성이 매우 큼
= 도(道)에는 절대 타협이 있을 수 없기에
기성 가세력 우두머리 하고 있는 자에게 자비심으로
그 자에게 통철하게 할(喝)과 방(棒)을 내려치셨군요.
그 자 참회없이
~ 진짜로 몰라서 참회하지 않았을 가능성 있음
지무생사(知無生死)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이치(理致) 사량(思量) 사유(思惟)등으로
팔만사천법문 그 모든 것이 이해되기 때문에
근원적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착각하고들 있는데
깨달음은 곧 몸이 깨지는 머리통이 터지는
구체적 사실적 행위임을 모르기 때문이리라.
~ 못 들은 척 웃으며 귀머거리 행세하였겠군요
※ 참조게송
1. 寄虛舟長者(기허주장자) ~ 허주 장자에게 부침
= 본 블로그 5번째 전 게송
2. 偶吟(우음) 稱佛稱祖早謾語 칭불칭조조만어
= 본 블로그 13번째 전 게송
■ 金剛 금강
1. [불교] 모든 금속 중에서 가장 강하다는 뜻
2. 대일여래(大日如來)의 지덕(智德)이 견고하여
일체의 번뇌(煩惱)를 깨뜨릴 수 있음을 이르는 말
3. 밀교에서 쓰는 도구의 하나
■ 蚯蚓 구인
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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