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선시(公案禪詩)

寄蓬萊子(기봉래자) / 淸虛休靜(청허휴정)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19. 4. 28. 23:53










寄蓬萊子(기봉래자)
/ 淸虛休靜(청허휴정)

山蒼蒼海茫茫 산창창해망망
雲浩浩雨浪浪 운호호우랑랑
何處美人在 하처미인재
望之天一方 망지천일방

筆健頹三岳 필건퇴삼악
詩淸直萬金 시청치만금
山僧無外物 산승무외물
惟有百年心 유유백년심

산은 푸르고 바다는 아득하며
구름은 드넓고 비는 흐른다네
어느 곳에 미인이 있는가?
하늘 한쪽을 바라보노라
 3~4연 일반해역
사람에게 있는 아름다운 어느 곳인
한 장소에 이르러 성품의 본질을 바라보노라
 3~4연 심층해역

굳센 필체는 산악도 기울게 하고
맑은 시는 만금의 가치가 있네
산승은 외물이 없고
오직 백년의 마음만 있을 뿐
 4연 일반해역
오직 온통 하나의 밝혀진 마음이 있을 뿐
 4연 심층해역

* 解譯 : 鏡惺 聖眞(경성 성진)


■ 美人 미인 
~ 아름다운 여자

● 美 아름다울 미
1. 아름답다

● 人 사람 인
1. 사람

● 望 바랄 망
1. 바라다, 기다리다
4. 바라보다
5. 망보다(望--), 엿보다

● 之 갈 지
1. 가다 
4.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 天 하늘 천
1. 하늘 
2. 하느님 
4. 자연(自然) 
6. 성질(性質) ~ 性品의 本質

● 方 모 방
1. 모, 네모 
4. 곳, 장소(場所) 

■ 外物 외물
1. 외계(外界)의 사물(事物)  
2. 마음에 접촉되는 객관적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

■ 百年 백년
 ~ 일백년

● 百 일백 백
¤ 글자형태
白(흰 백) + 一(한 일)
○ 白 흰 백
1. 희다2. 깨끗하다
3. 분명하다(分明--), 명백하다(明白--)
5. 밝다, 밝아지다
6. 빛나다
7. 비다, (가진 것이)없다

○ 一 한 일
1. 하나, 일 
3. 오로지
4. 온, 전, 모든 
5. 하나의, 한결같은

● 年 해 년
1. 해 
2. 나이
3. 때, 시대(時代)


이 게송의 심층해역의 

百年心(백년심) - 온통 하나의 밝혀진 마음을

지닌 소견이 미치지 못하여 이해하지 못한 분들께서는

百年(백년)의 기간이 아주 짧아보이는 연유 등으로

千年(천년)으로 바꿔

千年心(천년심)으로 바꾼 분들도 있으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인 불성, 자성, 본래면목을

형용하는 단어인 만큼

굳이 시간적 기간적 비유로써 형용하자면

천년도 만년도 억년도 조년도 아닌

永劫心(영겁심)으로 형용하여야 할 것이다.



■ 蓬萊(봉래) ~ 양사언(楊士彦)의 호
다른호 응빙(應聘), 완구(完邱), 창해(滄海), 해객(海客)
1수 1연의 蒼海(창해)는 다른호 창해(滄海)와 대조 

봉래의 한시는 작위적이지 않고 표현이 자연스러워, 
더 이상 고칠 데가 없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가사(歌辭)로는 「미인별곡(美人別曲)」이 전한다.
~ 1수 3연의 美人과 대조

筆健頹三岳 필건퇴삼악
~  안평 대군(安平大君), 김구(金九), 한호(韓濩)와 함께 
조선 전기 4대 서예가로 불렸다.
금강산에 자주 들러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 읊은 
‘봉래 풍악 원화 동천(蓬萊楓嶽元化洞天)’이라는 글씨가 
지금도 만폭동 바위에 새겨져 있다한다.


※ 양사언(楊士彦) 의「미인별곡(美人別曲)」

그대를 내 모르랴 무산(巫山)의 신녀(神女)로다.
속세를 제 것이라 생각하고 누굴 위하여 내려왔나
얼굴 모습은 배꽃 한 가지에 달빛이 절로 흘러드는 듯
백사 장강(白沙長江)의 해당 춘백(海棠春栢)이 흩어져 피어 있는 듯
눈썹은 청계학(靑溪鶴)을 탄 도사(道士)가 청학동(靑鶴洞)으로 날아드는 듯
씩씩한 해동청(海東靑)이 벽해(碧海)를 지나가는 듯
머리는 조양 태수(潮陽太守)가 남천(南遷)할 때 형산(衡山) 구름을 헤치며 내닫는 듯
붉은 입술과 눈처럼 흰 이로 반(半)쯤 웃는 모습은
선궁 삼색 도화(仙宮三色桃花)가 하룻밤 빗 기운에 절로 피어 가는 듯
은색 병풍 속에 앉은 모양은 월중 항아(月中姮娥)가 계수(桂樹)나무에 기대 있는 듯
한(漢)나라 조비연(趙飛燕)이 피풍대(避風臺) 속에 옷을 여미고 앉아 있는 듯
꿈 깨어 잠결을 못 이겨 화관(花冠)이 단정(旦正)하니
명기(明妓)가 변방 오랑캐 땅에서 한나라 궁궐을 그리는 듯
일곡(一曲) 청상(淸商)으로 가는 길을 잊은 듯 
양귀비가 임공 도사(林邛道士)를 만나서
이궁(離宮) 소식을 묻지 못해 허튼 시름을 품은 듯
녹의황상(綠衣黃裳)을 반(半)쯤 헤친 모양은
도연명(陶淵明)의 율리(栗里)[고향길] 삼경(三逕)에 송국(松菊)이 흐트러져 있는 듯
기양(岐陽) 사동(絲桐) 속에 노래 소리는
두습유(杜拾遺)가 곡강모춘(曲江暮春)에 난일평무(暖日平蕪)에 완완행(緩緩行) 하는 듯
천태산(天台山) 녹라월(綠蘿月)의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우는 소리가 구름 속에 흐르는 듯
춤추는 모양은 미앙궁(未央宮) 늘어진 버드나무가 자다가 굽이치는 듯
서시(西施)가 고소대(姑蘇臺) 위에 흥겨워 노니는 듯
향산거사(香山居士)가 옥란(玉蘭)에 붙들려 약한 모습 보이는 모습은
임처사(林處士)가 서호의 눈 오는 밤에 매화 가지를 잡고 노니는 듯
교태를 못 이겨 백사각(白紗閣) 주위를 오며가며 하는 모습은
요대(瑤臺)[신선이 사는 곳]에 잔치 끝나 양왕과 궁녀(梁王宮女)가 내려오는 듯
칠월 칠일 날 오작교에 주저주저하며 직녀가 이르는 듯
사안석(謝安石)이 기생의 손을 잡고 동산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 듯하구나.

[개설] "미인별곡"은 포천 출신의 대표적인 문인 봉래 양사언이 
어떤 여인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시가의 한 양식인 가사문학(歌辭文學) 작품이다. 
제목에서 ‘미인(美人)’이란 단어는 보통 다른 작자의 작품에서는 임금을 비유하고 있으나, 
"미인별곡"에서는 문자 그대로 아름다운 여인을 가리키고 있다.

    * 윗 글 출처 + 디지털포천문화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