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禪詩)

題釋王寺李龍眠所畵千佛幀 제석왕사이용면소화천불탱 / 淸虛休靜(청허휴정)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21. 10. 27. 06:42

 

題釋王寺李龍眠所畵千佛幀 제석왕사이용면소화천불탱
/ 淸虛休靜(청허휴정)

奇哉手裏一毫力 기재수리일호력
寫出胷中萬佛身 사출흉중만불신    
若遇丹霞難放過 약우단하난방과  
釋王門外幸無人 석왕사문외행무인    

°이용면이 그린 석왕사의 천불탱화에 제하다
기특하구나 손 안에 (든) 한 자루 붓의 힘으로
마음 속의 만 부처님 몸을 그려 내놓았구나
만약 단하를 만났더라면 그대로 지나치기 어려웠을텐데
석왕사 문 밖에는 다행히 (단하같은) 사람이 없구나

* 解譯(해역) : 鏡惺 聖眞 (경성 성진)


■ 丹霞 단하
= 단하천연 丹霞天然(739年-824年),智通(지통)禪師,
丹霞然(은) 法嗣(법을 이은 제자) 石頭希遷(석두희천)禪師(의)
唐代著名禪師,法號天然(법호 천연)

■ 放過 방과
그대로 지나침.
어떤 문제 나 사건 을 대수롭지 않게 대강 보아 넘김

◇ 관련 고사
■ 丹霞燒佛 단하소불
~ 단하천연선사가 (목)불을 불태우다

五登會元丹霞章曰:
「丹霞禪師嘗到洛東慧林寺,
值天寒,
遂於殿中取木佛燒而向火。
院主偶見而呵責云:
云何得燒我木佛?
師以杖撥灰曰:
吾燒取捨利。
主云:木佛安有舍利?
師云:既無舍利,更請兩尊,再取燒之。
院主自眉鬚墮落。

오등회원 단하장에 이르길
예전에 단하선사가 낙양 동쪽 혜림사에 이르렀을때
날씨가 추워서
전각 안에 있는 목불을 가져다 불 태우면서 불을 향해 있었다.
이를 우연히 본 원주스님이 꾸짖으며 책망하며 말했다.
“어떻게 우리 (절의) 목불을 가져다 태우는가?”
단하는 막대기로 재를 휘저으면서
나는 (목불을) 태워 사리를 얻고자 하오”
원주가 “어찌 목불에 사리가 있단 말이오?”
단하는 “(목불에) 원래부터 사리가 없었다면,
(나머있는) 양쪽 부처님도 다시 가져다
재차 취하여 불태우겠소"
(그후에) 원주는 눈썹과 수염이 절로 빠졌다 한다.


이 고사의 생성 내면에는
이 사건 당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낙양이라는 대도시 안에 위치했던 혜림사란 도회절
수행만 하던 거지꼴의 도회지 안 어디 머물 곳도 없던 행각승
어떤 사유로 어떤 볼 일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낙양이라는 대도시에 동안거로 추정되는 기간에 들렸던 단하
이런 제 사정 등이 있었다고 추정되기는 하나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방 한 칸도 내놓지 않은 혜림사
중국의 낙양이라는 도회 안에 있던 절이라면 불상도 컷을 텐데
쪼개어 불 태우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었으리라
ㆍ이 고사는 당시 불교계의 대표적인 비극적 사건이
희극적 사건으로 변질된 대표적 예라 아니 할 수 없겠다.

해역자가 단하였다면
여비가 없다면 아예 도회 안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고
이 사정도 안된다면 어두어지기 전에 탁발하였겠으며
해역자가 원주였다면
절안에서 한겨울 추위를 피할만하게 미리 조치를 해주었겠으며
이 사정도 되지 않는다면 객사에 묶을 여비라도 주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