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선시(公案禪詩)

月中玉兎(월중옥토)​ / 丹霞子淳(단하자순)

경성 성진 (鏡惺 聖眞) 2015. 9. 18. 22:09

 

 

 

 

 

 

 

月中玉兎(월중옥토)
/ 丹霞子淳(단하자순)

月中玉兎夜懷胎 월중옥토야회태
日裏金烏朝抱卵 일이금오조포란
黑漆崑崙踏雪行 흑칠곤륜답설행
轉身打破琉璃椀 전신타파유리완

달 속의 옥토끼 밤에 새끼를 회태하고
해 속의 금까마귀 아침에 알 품는다
시커먼 곤륜산의 눈길(하얀길)을 밟아
유리주발 깨부수어 자신을 깨닫는다

* 解譯​ : 鏡惺 聖眞


■ 玉兎옥토끼~ 金烏금까마귀 = 자성(自性)

■ 黑漆崑崙  = 漆桶 = 琉璃椀
     = 니우(泥牛) = 철우(鐵牛)​

■ ​踏雪行 =  打破하는 행위
흑칠곤륜의 눈길(하얀길)을 밟는 것이지
흑칠곤륜이 눈길을 밟는 것이 아님

● ​行 다닐 행, 항렬 항
1. 다니다, 가다
2. 행하다(行--), 하다
10. 길, 도로(道路), 통로(通路)

■ ​轉身 전신 ~ 자신을 깨닫다
①몸을 바꿈
②주의(主義)나 생활(生活) 방침(方針)을 바꿈

● 轉 구를 전
9. 깨닫다
10. 알다

● 身 몸 신, 나라 이름 건
3. 나, 1인칭 대명사(代名詞)
4. 자기(自己), 자신(自身)

■ 打破 타파
①규정(規定)이나 관습(慣習) 등(等)을 깨뜨려 버림
②또는, 장애(障礙)가 되던 것을 제거(除去)함

※ 琉璃椀 = 漆桶 = 黑漆崑崙

● 椀 주발 완
1. 주발(周鉢: 놋쇠로 만든 밥그릇)
2. 바리(놋쇠로 만든 여자의 밥그릇)



※ 단하자순(丹霞子淳)선사 / 人天寶鑑
스님은 검주(劍州)사람이다.
단하산에 주지할 때 굉지(宏知正覺)스님이 시자로 있으면서

요사채에서 한 스님과 공안을 거량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었다.

그때 마침 단하스님이 그 방문 앞을 지나갔는데,
밤이 되어 굉지스님이 참문(參門)할 때 단하스님이 물었다.
― 그대는 아까 어째서 크게 웃었는가?
― 한 스님과 화두를 거량하다가
그의 대답이 너무 서툴러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 그렇기는 하더라도 그대의 웃음소리 하나에 많은 좋은 일을 잃게 되었다.
옛 말을 듣지 못했느냐?
<잠시라도 정신이 구도(求道)에 있지 않으면 죽은 사람과 같다> 하였다.

굉지스님은 공경히 절하고 승복하였으며
그 후에는 어두운 방 속에 있을 때라도
감히 한번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단하자순(丹霞子淳)선사는
묵조명을 지은 굉지선사의 스승으로
이들의 선사상은 묵조선(默照禪)이라 하여
대혜종고(大慧宗杲)의 간화선(看話禪)과 대조한다.

간화선이 선의 공안(公案)을 보고
참구(參究)를 거듭하면서
종국적인 대오(大悟)를 기대하며
좌선을 하는 데 비하여,
묵조선은 공안 없이
오로지 좌선만을 계속함으로써
내면적인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적묵영조(寂默靈照)의 선을 의미한다.
즉 묵묵히 ‘좌(坐)’하는 데에 그 진면목이 있다.


그렇군요.
묵조선 간화선이 다르지 않았군요.
그리하여 수행하는 모든 길들이
자성을 밝히는 길로 통하는 것이군요.

門前一路透長安 문전일로투장안
문 앞에 한 가닥 길 장안으로 통하는데
~ 示辛相國廉 中 나옹선사
家家門外長安路 가가문외장안로
집집마다 문 앞 길 장안으로 통하고
~ 示繼雨法師 中 소요태능

또 어느 길로 가든지
구도자로서 지니신
열정과 정진 또 근기도
전혀 다름이 없었군요.